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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교수법 이론의 검토
1) 문법-번역식 교수법(The Grammar-Translation Method)
외국어 교수법의 고전적인 방법으로서 문법-번역은 Sears(1945)가 프러시아의 방법(the Prusian Method)이라는 말을 씀으로써 처음 미국에 알려진 방법이다 문법-번역에서 외국어 교육의 목표는 외국어로 표현된 문학 작품을 읽고, 감상하며 그 언어로 표현된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은 고대 교육목표 중의 하나인 정신훈련과 같은 것으로 , 그 언어의 문번규칙을 암기하고 분석하며 그 문법적 지식을 이용하여 학습자의 모국어로 번역함으로써 제2언어체계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다.
문법-번역식 방법에서의 언어기능의 초점은 읽기와 쓰기에 주목하며, 말하기와 듣기는 비교적 중요한 활동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목표언어의 문법체계와 지식들을 소개하며, 언어학습의 기본 단위라고 할 수 있는 문장을 중심으로 번역하는 것이 주 활동이었다. 문법의 지식체계는 연역적으로 제시되며 이를 적용한 것이 나타나는 것은 번역을 통해서이다. 따라서 학습자의 모국어가 교사와 학습자 양측의 교수매체가 된다. 이와 같이 문법-번역식 방법을 간단히 나타내며, ‘규칙의 진술, 어휘목록 제시, 번역연습’으로 형식화되고, 수업후반에는 산문을 번역하였다 이 방법은 유럽에서 1840년대에서 1940년대에 걸쳐 외국어 교수법을 지배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세계적으로 쓰여지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2) 직접 교수법(The direct method)
유럽에서 1850년에서 1900년까지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게 되는데, 이전까지 쓰인 문법-번역시 교수법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데, ‘개혁 교수법’, ‘자연적 방법’, ‘심리학적 교수법’, ‘음성학적 교수법’ 등이다 이들 중 지금까지 우리에게 알려진 명칭은 ‘직접 교수법’이다 즉, 교실수업에서 의사소통 수단으로 목표언어를 사용하고, 제1언어사용과 번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시의 배경은 언어교육에 음성학이 도임된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그 외에도 언어학 이론, 철학 등 주변적인 학문과 관련이 있다 음성학과의 관련은 이들 모두 구어의 사용을 강조한다는 점인데, 음성학은 언어의 음운체계를 정리하여 과학적인 분석을 하고 있는 학문으로서 언어교육, 특히 말하기 과정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것이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국제음성학회가 1886년에 창립되어 국제음성알파벳(IPA)이 언어음을 정확히 기록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문법-번역식 교수법과 비교될만한 직접 교수법의 입장은, 첫째, 음성언어를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자언어의 강조, 즉 언어기능에서 읽기와 쓰기의 강조가 문법-번역식 교수법의 특징 중의 하나라면 직접교수법에서는 음성언어(혹은 구두언어), 말하기와 듣기를 강조하는 것이 대조적인 특징이다. 둘째, 문법은 귀납적으로 다루어진다는 점이다 문법-번역식 교수법에서 문표언어의 문법규칙들을 제시하고 이를 암기, 제1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을 통해서 적용되는 반면에, 직접교수법에서는 문법이 일상적인 구어를 다루는 문맥에서 제시됨으로 귀납적으로 다루어진다. 따라서 단어나 어휘들은 문장 속에서 제시되고, 의미 있는 문맥 속에서 다루어지도록 한다. 문법-번역식 교수법에서와 같이 개별적인 개념으로 암기하도록 단어, 어휘목록들이 제시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제1언어를 거치지 않고 목표언어로 직접 교수ㆍ학습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언어교수ㆍ학습활동에서 새로운 단어에 대한 설명이나 이해는 점검을 위해서만 사용할 뿐 번역하지 않는다. 학습자의 모국어를 사용하지 않고 목표언어로 목표언어 자체와 목표언어에 대한 지식을 깨우쳐 가는 것이다.
3) 읽기 교수법(The reading Method)
직접 교수법이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에서 문법을 중심으로 한 활동의 형태로 수정되면서 활동되었다 그러나 직접 교수법은 유럽에서만큼 미국에서 지지를 받은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당시 외국어를 가르칠 원어민 교사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던 유럽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원어민 교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1929년 Coleman보고서가 나오자, 당시 외국어 학습에서 읽기가 초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게 되었다 이것은 1930년대와 1940년대에 고전적 교수법인 문법-번역식으로 되돌아가게 된 셈이었다. 읽기 교수법과 관련해서 관련 연구문헌들을 찾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최근 언어학습 관련 연구들에서 다시 읽기기능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다.
4) 청각구두식 교수법(The Audiolingual Method)
직접 교수법은 유렵에서 성행하게 되었는데, 특히 영국에서 교수 기술에 기초를 제공할 수 있는 음성 방법론적 원리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게 되었다 이에 필요한 원리들을 체계화하여 외국어로서 영어를 가르치는 영국식 방법이 곧 구두 접근법, 상황적 언어 교수법이며, 미국에서 발전된 것이 청각구두식 교수법이다.
이 청각구두식 교수법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 군용 교수법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1942년 군대 전문 훈련 프로그램이 수립되어, 학습자가 숙달된 회화능력을 갖추도록 하였다 수많은 연구프로젝트와 연구결과들이 프로그램 발전에 기여하였다 미국 내에서는 특히 Michigan대학에 최초의 영어 연구소가 세워져 외국어로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 훈련과 외국어로서 영어교수법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게 되었다 이 연구소에서 Fries를 비롯한 많은 언어학자들의 연구가 나왔으며, 이들 연구물들이 청각구두 교수법의 언어학적 기초가 되었다 이것은 구두 접근법, 청각-구두 접근법, 구조적 접근등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와 같이 구조주의 언어학적 바탕위에 1950년대 중반의 심리학을 대표할 수 있는 행동주의 심리학의 원리가 결합하여 청각구두식 교수법이 성립된 것이다.
물론 청각구두 교수법의 성립 배경에는 미국의 급격한 사회변화도 한 몫을 하였다 1957년 구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의 충격으로 미국의 교육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하였는데, 이화 관련하여 언어교육분야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생겼다 언어 교수는 기술에서 과학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실용적인 언어학습이 언어교육의 목표가 되었다 그 당시 교육의 학문적 기반은 행동주의가 확실한 근거를 제공하여 모든 교육과정에 반영되었다 자극과 반응, 조작적 조건화, 강화 등과 같은 개념을 강조하는 행동주의 기본 개념들이 언어학습에도 반영되어 문형연습을 근간으로 하는 다양한 형태의 연습들이 활용된다.
그러나 이 청각구두 교수법은 1960년대 가장 성행하였지만, 몇 가지 점에서 공격을 받게 된다. 이러한 공격은 미국 언어학의 이론적 변화, 즉 변형문법이론에 의한 것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생득적이고 창조적인 언어능력을 이용하여 문법 규칙을 습득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즉,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강조하는 습관형성에 의한 학습과정을 학습자들의 정의적, 인지적 요인들을 통해 언어능력을 개발해나가는 과정으로 바뀌어야 함을 강조한다.
5) 집단언어학습(Community Language Learning)
Curran(1972)에 의해 개발된 교수법으로서, 인간중심 상담이론에 근거하여 교사와 학습자의 관계를 상담자와 피상담자(혹은 내담자)의 관계로 언어학습과정을 전개해나간다 다음에 제시될 침묵교수법, 전신반응교수법, 암시교수법, 자연교수법 등과 같이 학습자들의 정의적, 인지적 측면에 관심을 두고 있는 교수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까지의 교수법이론이 언어학 중심의 교수법이라고 한다면 집단언어학습을 포함한 교수법이론들은 학습자들의 학습과정에 초점을 맞춘 이론들이라고 할 수 있다 집단 언어학습에서는 상담자와 피상담자의 상담과정에서 일어나는 피상담자의 의존적 상태에서 독립적 상태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으로 언어학습과정을 간주한다.
6) 침묵교수법(The Silent Way)
Gategno(1972)에 의해 시도된 침묵교수법 역시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교수법 이론이다 학습이론을 중심으로 볼 때 학습자 스스로 내적기준을 발견해나가는 발견학습에 기초하고 있다 학습이 촉진될 수 있는 경우를 제시하고 있는 학습에 대한 세 가지 가설을 중심으로 그의 방법을 체계화하고 있다 학습과 기억을 촉진시키기 위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인지능력을 충분히 활용한다. 따라서 수업에서 그림 도표를 이용하여 학습자들에게 눈으로 확인하고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언어 체계에 대한 구조적 접근을 하고 있으며, 문법적인 복잡성과 난이도에 따라 진행한다. 이 교수법 또한 1970년대의 인본주의와 인지주의 바탕에서 발전된 교수법이라고 할 수 있다.
7) 전신반응교수법(Total Physical Response)
전신반응교수법은 인간의 기억결합이 반복에 의해 강한 인상을 줄수록 기억연상이 잘 일어난다고 하는 심리학에 기초하여 Asher(1977)가 개발한 교수법이다 신체적 동작을 통한 구두연습, 특히 명령문으로 구성된 반응연습, 반복연습 등을 중심으로 교수-학습활동이 이루어진다. 목표언어 대부분의 문법 구조와 어휘들은 교사가 명령문을 통하여 학습자들에게 신체적 반응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학습된다. 이것은 마치 어린아이들이 언어습득과정에서 말하기보다 듣기활동을 통해 이해력을 먼저 습득하도 이를 신체적 반응으로 나타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Asher(1977. 4)에 의하면, 어린이의 언어학습은 신체활동-우뇌의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우뇌활동은 언어기능과 관계있는 좌뇌가 발화를 위해 언어를 처리하기 전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전신반응교수법은 우뇌학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아니라, 학습자들의 정의적 요인을 중요하게 다룬다. 또한 모국어 학습의 자연스러운 과정이 반영된 자연적 방법에서와 마찬가지로 듣기연습을 통해 내면화하고 말하기와 같은 표현기능은 나중에 습득하도록 한다. 따라서 전신반응교수법 역시 인간의 인지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이해접근 교수법이다
8) 암시교수법(Suggestopedia)
앞에 제시된 침묵교수법이나 전신반응교수법과 마찬가지로 암시교수법은 언어학습에 있어서 학습에 대한 심리적 장애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교수법이다. 특히 인도의 요가나 소련 심리학을 기초로 해서 인간의 의식과 집중상태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G Lozanov에 의해 개발된 암시교수법은 학습자가 학습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심리요인 때문에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정신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는 문제로부터 출발한다. 따라서 인간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신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한계가 제거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주장한다. 이와 같이 암시적 방법에 의한 암기는 전통적 방법에 의한 학습에서보다 비교가 안될 만큼 효과적일 것이라고 한다.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로 조성된 교실환경과, 음악의 선율에 맞추어 교사가 낭독하는 기법은 학습자들의 기억을 촉진시켜 준다. 이와 같이 증가된 기억력은 적극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인성적 결과이며, 암시교수법의 교수목적은 암기가 아니라 문제에 대한 이해와 창조적인 해결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9) 자연교수법(The Natural Approach)
자연교수법은 제2언어습득에 대한 연구자들이 “자연주의적”원리를 통합하여 개발한 연어교수방법이다 Krashen(1981, 1982)의 이론적 가설들을 바탕으로 Terrell(1982)이 방법이 기술과 수업절차에 관한 내용들을 체계화함으로써 개발된 교수방법이다 우선 Krashen과 Terrell(1983)은 외국어 교수학습의 접근이론을 전통적 접근방식과 비전통적 접근방식으로 나누고 자연교수법은 전통적인 자연적 방법과 같은 의미를 지닌 용어인 측면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Krashen의 다섯 가지 가설을 중심으로 체계화한 자연 교수법의 명칭은 전통적 직접교수법에서 사용된 ‘자연적’이란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붙인 이름이다 제2언어 습득에 대한 경험에 근거한 이론에 기초하고 있으며, 다양한 언어 습득 및 학습상황하에서 많은 과학적 연구에 의해 뒷받침되어 왔다는 것을 강조한다.
10) 의사소통 접근(Communicative Approach)
의사소통 접근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1960년대 후반의 언어교수연구 분야의 움직임으로부터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다양한 기법으로 변형된 의사소통 접근 교수법들이 사용되고 있으므로 이를 마지막을 살려보고자 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미국을 중심으로 성행하게 된 청각구두식 교수법과 대응하는 영국식 접근법이 상황언어 교수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응용언어학자들이 상황언어 교수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적한 언어의 기능적 의사소통적 능력이라고 하는 언어의 기본영역을 강조하게 되었다 즉, 언어교수는 언어의 구조가 아니라 의사소통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유럽 전체의 상호의존을 위해 문화적, 교육적 협력을 위한 지연 조직체인 유럽공동시장과 유럽평의회의 주요한 활동을 이루어지게 되었다 의사소통적 접근, 의사소통적 언어교수 등의 용어가 사용되었다 Wilkins(1976)는 의사소통 언어교수의 개발에 핵심적인 개념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후에 의사소통 접근의 방법과 기술들은 다양하게 발전하였고 지금까지도 언어교수의 주요한 방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11) 교수법이론의 비판적 검토
앞에서는 교수법 이론의 역사적 개관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그러나 어떠한 교수법도 절대적으로 다른 교수법에 비해 휼륭한 교수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교수법들의 특징과 한계점들을 살펴보며 한국어 교육에 적용될 수 있는 교수 기법을 탐색하며 그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 진단해 보고자 한다.
‘문법-번역식 교수법’의 경우 번역을 목표로 하는 전공생일 경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교수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특별히 교사에게는 유창한 현지어 구사가 필수 이기 때문에 외국인 교사보다는 현지인 교사일 경우 효과가 높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문법교육에 익숙한 일본학생들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익숙한 교수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직접교수법’은 이미 모국어의 사용이 굳어져있는 16세이상의 학습자가 외국어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시작하기 힘든 교수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언어를 익힌 학습자의 경우 그러한 언어적 이해를 바탕으로 사고하고, 정보는 얻기 때문에 목표어에 대한 문법적 설명이나 이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는 활용하기 힘든 교수법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목표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중급자 이상의 학습자에게는 활용해 볼 만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방식에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성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다른 교수법에 비해 언어를 배우게 되는 사고의 형식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일관성이 결여될 경우 학습효과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읽기 교수법’의 경우 앞의 설명에서와 같이 원어민 교사가 아닌 경우에는 활용도가 비교적 높은 교수법이며, ‘청각구두식 교수법’은 회화 교육에 활용도가 큰 교수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집단언어학습’ 고급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자발적인 학습을 유도하기에 좋은 교수법이나 교사의 전문성이 결여될 경우 학생들의 참여가 급격하게 저하될 여지가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