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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개인 첫 출간물<자원활동은 자원봉사가 아니다: 국제자원활동 매뉴얼>

출판사 사정으로 편집 및 인쇄가 지연되다가 드디어 집필한 첫 번째 서적이 나왔다! 아직 서적 검색에 잡히지 않고, 출판사에서 보내주는 저자용 인쇄본 5권도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래도 첫 출간물을 자축하며, 공개한다. 에세이 중심의 경험담이 주류이고, 국제자원활동과 관련해서 매뉴얼화하기는 첫 출간물이다. 따라서 우리는 용어 정리부터 국제자원활동의 유형화 작업을 비롯한 국제자원활동의 틀까지도 새롭게 만들어가며 작업을 해야만했다! 역량있는 전문가들이 모여서 함께 작업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집필하면서 강의에 익숙하기는 하지만, 책을 쓰는 것은 또 다른 일이라는 것을 느끼며 나의 부족함을 절감해야했다! 보다 많이 유통되어 국제자원활동의 발전에 미약하나마 기여하게 되기를 희망해본다!!


<자원활동은 자원봉사가 아니다:
국제자원활동 매뉴얼>

저자: 이선재외 / 발행: 유네스코한국위원회 / 가격: 12,000원

1장. 국제자원활동의 이해와 실제 – 이선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협력사업본부장 / ODA Watch 실행위원)

2장. 단기 국제자원활동의 기획 – 강종안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청년팀장 / ODA Watch 실무자 단원)

3장. 단기 국제자원활동 준비 어떻게 할 것인가? – 김동훈 (ODA Watch 실무자 단원)

4장. 단기 국제자원활동 사전교육연수 – 한재광 (ODA Watch 사무국장)

5장. 단기 국제자원활동 현장 – 양진아 (메디피스(MediPeace) 팀장)

6장. 사후활동 – 하재웅 (ODA Watch 실무자 단원)


“국제자원활동에도 연구와 학습이 필요하다!”는 바람이 모여 <자원활동은 자원봉사가 아니다: 국제자원활동 매뉴얼>로 탄생했습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발행했고, 필진 대부분이 ODA Watch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ODA Watch가 국제자원활동의 다양한 경험치를 바탕으로 풍성한 논의를 해왔기 때문이겠죠. 책에 등장하는 두 가지 대표개념, ‘해외자원봉사(이하 자봉이)’와 ‘국제자원활동(이하 자활이)’의 대화를 엿듣습니다.

나는 아프리카 사람들보다 행복할까?

자활이: 자봉아, 이 지구는 인간의 것일까?      
자봉이: 당연하지. 지구의 모든 자원을 인간이 활용할 수도 있고, 보호할 수도 있으니까.
자활이: 음, 난 조금 다른 생각이야. 인간도 순환하는 우주에너지의 일부라 생각하는데. 인간이 다른 생명체들보다 더
          낫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생태위기는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거야.
자봉이: 그럼 인간이나 짐승이나 다를 바 없단 얘기야? 생명은 피라미드 먹이사슬처럼 먹고 먹히는 관계일 수 밖에
         없잖아. 인간사회도 마찬가지로 강자와 약자가 있고. .

자활이: 그럼 너는 지금 이런 환경이 당연하고 그 속에서 행복하다는 거니?
자봉이: 행복하지, 아프리카 사람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인류는 무한히 진보한다?!

자활이: 어떤 게 진짜 행복일까? 네가 가진 행복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잘 봐봐. 지구 규모에 한계가 있는데도 인류의 무한한 진보와 풍요가 가능할까?

자봉이: 당연하지. 기후변화 같은 지금의 난제들도 국제협력과 과학기술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물론 산업혁명 이후 북반구는 많이 발전했지만 세계 반대편에는 아직도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해 불행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

자활이: 그건 네가 매일 접하는 주류 미디어가 판단한 거 아닐까? 경제적 가치만을 기준으로 한 ‘발전’과 ‘행복’의 기준은 누가 정한 거지?

자봉이: 이런 최첨단 시대에 아직도 원시적인 생활방식으로 가난하게 사는 건 불행한 거잖아?

발전-자급자족에서 외부의존적 삶으로

자활이: 네가 말하는 ‘세계사 흐름에 따라 ‘비문명인’들도 ‘개화’해야 한다’는 시각은 서구에서 생겼어. 유럽인들이 발을 디디기 전까지 소위 ‘비문명인’들은 풍요로운 자연 속에 가난을 모르고 살았어. 백인들이 ‘비문명인’들을 노예로 삼자 농민들이 땅을 잃고 도시빈민으로 전락하면서 소위 ‘절대빈곤’이 시작된 거야.

자봉이: 서구 열강이 식민지전쟁을 하며 자원을 수탈해 그들을 더 가난하게 만든 건 사실이지만 이제나마 반성하고 도와주려고 애쓰고 있다고. 구호활동도 하고 원조도 하고 말야. 

자활이: 그래.. 그건 맞아. 하지만 가난보다 더 무서운 건 대대로 이어온 전통과 지혜가 무시당하고 삶을 송두리째 외부에 의탁하게 된 거야. 학교나 병원이 필요 없었던 건 공동체 안에서 의료와 교육의 자급자족이 가능해서였어. 마을 구성원이라면 아픈 사람에게 간단한 치료를 해줄 수 있었고, 가정에선 삶에 꼭 필요한 기술과 지혜를 학습했어. 하지만 지금의 의료와 교육은 병원과 학교라는 독점기관의 서비스가 되었지.

자봉이: 공동체 안에서의 주먹구구식 교육과 의료? 그건 비과학적이고 체계적이지 않잖아.

가난보다 무서운 건 공동체 문화의 소멸

자활이: 그거야말로 문명인들의 편견이야. 영화 <아바타> 봤지? 거기서 인간들은 문명을 거부하는 나비족들을 멍청하다고 비웃었어. 나비족이 얼마나 자연과 융화되어 살고, 공동체 안에서 각자의 독특한 역할로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지는 관심 없었잖아.

선진국들은 아프리카 정부에 돈을 주고 학교를 지어줘야만 한다고 말하지만, 사람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건 ‘돈’이 아닌 거 같아. 깨진 공동체, 사라진 전통문화.. 희망이 없는 건 그들을 결속시켜준 고유문화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 아닐까? 이웃 간의 유대감, 각 문화의 독특한 전통이 사라지는 대신 모든 나라에 병원과 학교가 생기면 지구인들의 미래는 행복할까?

자봉이: 흐음, 네가 하는 말 나도 모르는 건 아니야. 근데 당장 굶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사라진 고유문화에 대한 안타까움이 무슨 소용이냐구… 우리가 이만큼 먹고 살게 되었으니까, 그 방식을 전해주자는 거지. (책을 집으며) 그럼 <자원활동은 자원봉사가 아니다>, 이 책은 왜 보라는 거야?

국제자원활동-나와 다르니까 배우고 싶고 친구가 되고 싶다!

자활이: 젊은이들이 ‘국제자원활동’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서로 만나면서, 국가, 민족, 빈부, 문화 간 차이를 허무는 일들이 조금씩 피어나고 있어. 책제목처럼 ‘국제자원활동은 해외자원봉사가 아닌' 거지. 자원봉사가 ‘시혜성’에 중점을 둔 것이라면 자원활동은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중요하게 여기는 거래.

자봉이: 사람과 사람의 만남?

자활이: 경계를 허물지 않으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총체적 위기의 시대에 젊은이들의 만남은 그나마 이념이나 경쟁의 논리에 묶이지 않아 자유로운 거 같아. 우리의 만남은 올림픽 금은동메달 단상 위에 선 것처럼 선진국, 중진국, 개발도상국 국민으로써의 만남이 아니니까. ‘지구인 대 지구인’의 수평적 만남! 도와주고 깨치게 하려는 생각보다는 나와 다르니까 배우고 싶고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 그게 이 책의 주제야.

자봉이: 그 말 들으니까 나도 생각난다. 몇 년 전 방글라데시로 자원봉사를 갔던 적이 있어. 학생들이 준비하는 교류프로그램은 ‘풍선아트, 댄스, 태권도’ 등 ‘우리가 일방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지. 가능하면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걸로 준비하고, 방글라데시 노래나 전통놀이를 배울 수도 있는데 말야.

지구촌-우리는 모두 친척이다

자활이: 네가 했던 고민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국제자원활동을 기획하고 준비, 사전교육, 현장에서의 실행, 사후활동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실무자들의 성찰과 더불어 축적된 노하우가 담겨 있지.

자봉이: 고마워. 한 번 읽어볼게. 이 책을 통해 국제자원활동이 너와 나 사이의 계단을 허무는, 평평한 땅 위에 서서 서로를 응원하는 만남의 장이 되면 좋겠다. 

출처 : ODA Watch 뉴스레터 2월호